많이 버는 건 몰라도 남들보다 적게 벌고 싶진 않습니다. 적당하고 억울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꿈꿀 정도는 안전하길 바라죠. 그를 위해서는 결국 뭐가 필요할까요. 지식콘텐츠 시장에선 이 세 가지입니다. 좋은 콘텐츠. 내 콘텐츠에 도움을 얻을 사람들. 그리고 내 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값. 자, 그래서 오늘은 시장가를 알아보는 방법과 가격 전략 팁을 드리겠습니다. 억울하게 일만 잔뜩 하지 말고 정당하고 슬기롭게 성장할 동력을 얻어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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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일을 해도 더 많이 버는 방법: 시장가는 00에게 달렸다
• 같은 돈을 벌어도 힘을 덜 들이는 방법: 싸다고 무시하지 말 것
• 단계적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방법: 지갑을 열어 줄 명분이 필요해!

처음 물건을 팔려고 하는 사람은 시장을 두리번거리면서 시장 가격을 파악할 거예요. 나랑 비슷한 걸 들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팔고 있는지를 보겠죠. 물건의 질이 서로 비슷하고, 그 시장에 모여 있는 고객층에 차이가 없다면 사실상 가격대를 파악하긴 어렵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지식서비스일 때예요. 비슷한 주제를 다뤄도 파는 사람의 수준이 다르고, 설명하는 방식이 다르고, 그가 타겟으로 하는 고객층도 다를 수 있습니다.

“시장가를 묶음으로 보면 파악이 안 돼. 고객층이 다르면, 고객의 구매 능력도 달라져. 같은 상품이라도, 같은 가격에 파는 게 이상한 거야.” 

고객군마다 내가 가진 지식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가치의 크기가 다릅니다. 누군가에겐 10만 원의 가치가 있을 수도, 누군가에겐 100만 원의 가치가 있을 수도 있죠. 레디는 제게 딱 맞춰 이런 예를 들어주었어요. 중학생을 대상으로 책 만들기 수업을 하는 것과 20대 사회 초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것, 그리고 은퇴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것에 같은 값을 매길 수 있냐고요.

당연히 아니죠.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책 만들기 수업은 보통 학교에서 진행을 하는 것이 많으니 본인들의 의지로 참여하는 건지 장담할 수 없고요. 20대를 대상으로 한다면 돈을 많이 내기 어렵겠죠.  하지만 은퇴한 어른을 대상으로 한다면 다르죠. 지불 능력이 충분하고, 어른들에게 책 만들기를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많지 않아 경쟁상대도 적습니다. 게다가 보통은 ‘죽기 전에 내 책 하나는 써 봐야…’라는 마음으로 찾아오시기 때문에 그 마음도 다른 고객집단과는 구별되죠. 때문에 같은 값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으면 시장을 바꾸면 돼.”

이것이 레디가 기업시장에 발을 들인 이유였습니다. 강점 강의를 기업 또는 기관에서 진행하면 커리큘럼 기획비, 워크시트 제작비, 코칭비, 피드백비 등 다양한 항목을 붙여 가격을 낼 수 있게 됩니다. 개인과 똑같은 시간을 들이고도 200~300만 원 정도를 더 남길 수 있죠. 개인을 대상으로 하든 기업을 대상으로 하든 자신의 머릿속에 든 정보는 그렇게 다르지 않은데도 말이에요.

그러니 지식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면, 시장가를 대충 판단하지 마시고 고객에 맞춰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불능력과 내 콘텐츠에 대해 마땅히 인정할만한 가치, 그리고 규모를 고려해서요.

“하지만 꼭 한 번에 돈을 많이 버는 게 좋지 않을 수 있어. 에너지를 생각해야지.”

여러분은 보수가 400만 원인 업무 1건과 40만 원인 업무 10건이 있으면 어떤 일을 선택하시겠어요? 당연히 전자일 것 같지만 또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들여야 하는 에너지가 다르기 때문이죠.

“1시간에 40만 원 짜리 컨설팅을 10회 하면 시간은 많이 들지. 근데 400만 원짜리 컨설팅 한 번 하는 것보다는 에너지가 덜 들어. 비쌀 수록 퀄리티도 더 신경 써야 하고. 부담도 더 많이 돼. 이런 걸 생각하면 결과적으로 같은 400만 원을 버는 거지만 그냥 10건 하는 게 내 마음이 편해.”

그래서 지식콘텐츠는 소수에게 비싼 콘텐츠를 파는 것도 전략일 수 있지만, 다수에게 저렴한 콘텐츠를 판매하는 것도 좋은 전략일 수 있습니다. 초반에 선택하기 무난하죠.

애초에 VIP를 위한 서비스, 소수의 프라이빗한 지식 콘텐츠 사업을 할 게 아니고, B2B로 기업을 대상으로만 일을 할 게 아니라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창구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레디도 그 점 때문에 다수를 상대하는 저렴한 서비스를 계속 만들고 있다고 하는 거고요.

“나는 SNS도 하고 유튜브도 하잖아. 다양한 사람들의 니즈를 파악해두면 그것도 내 자산이 돼.”

이 중에서 레디가 하고 있는 강점 세미나도 좋은 예시가 될 것 같습니다. 갤럽 강점 검사를 받은 사람들에게 ‘이게 어떻게 강점이고 어떻게 활용하면 될지'를 알려주는 세미나죠. 4시간에 4만원으로, 그 값이 그렇게 비싸진 않습니다. 하지만 한 번에 수많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죠. 나와 같은 강점을 가졌다고 해도 각각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오는 걸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참여자들에게도 일대 다수의 세미나가 의미 있고요. 다양한 사람을 한 번에 만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게 어렵지 않다면 이런 방식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고려해 보세요.  

그렇게 처음을 경험해 보고 괜찮으면 고가로 가는 경험은 자연스럽게 일어납니다. 레디가 만든 문답집도 이 이유로 만든 거였어요. 다수에게 저렴하게 판매하게 만들기 위해 원래 50만 원 하던 강의를 녹여서 1만 8천원짜리 문답집을 만든 거죠. 누군가는 이 가격이 비싸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이걸 해 보고 가치를 알아본 사람이라야 다른 상품들에도 관심을 가지고 지불의사를 내비칠 테니까요.

오래 지식콘텐츠로 먹고살고 싶다면, 이렇게 단계적인 구매를 발생시켜야 합니다. 내게 일회성으로 구매할 고객이 아니라 여러 번 구매할 고객을 만드는 게 핵심이죠. 관계가 만들어지면 더 많이 구매하게 됩니다. 한 사람이 한 브랜드에서 사용할 비용을 점점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게 좋아요. 충분히 콘텐츠의 가짓수가 많다면 구독모델(클래스101이나 퍼블리처럼)을 도입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고요.

“구독은 아니어도 다른 방식으로도 계속 이어갈 방법은 있지. 예를 들면 나는 원데이 컨설팅을 받고선 또 받고 싶어 하는 분들한테는 ‘홈페이지 제작'이나 ‘주기적인 컨설팅’을 안내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