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일을 받으려면 어느정도의 성과는 필요하지.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야. 하지만 꼭 엄청난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만 뭔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 전문가는 하루 이틀 만에 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내가 이제 1년 차인데 10년 차를 바라보고 달리면 너무 막막하고 답답하겠지? 너무 멀리 목표를 두지 않는 게 좋아. 

1년차의 결과를 필요로 하는 시장이 분명히 있어. 예를 들어서 내가 영어 단어만 잘 알아도 초등학생 수준의 영어를 가르칠 수 있고, 내가 방정식만 풀 수 있어도 초등학생의 수학을 가르칠 수 있는 것처럼, 그냥 지금 내 수준의 것을 원하는 클라이언트도 분명히 있어. 처음엔 그들을 만족시키고, 욕심이 생긴다면 점점 난이도를 높여가면 돼. 

그래서 내가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건 자기만의 브랜드 네임을 만드는 거야. 프리랜서 내일이라고 소개하기보다, 무슨무슨 회사 대표 내일이라고 소개하는 데 조금 더 뜻이 있어 보이잖아. 아, 물론 사업자 등록을 바로 하라는 소리는 아니야. 그냥 이런 걸 운영한다, 이 브랜드의 메인 디자이너다, 메인 에디터다 이렇게 스스로 이름을 지어주고 직함을 만드는 거지. 그러다보면 언젠가 내 명함을 보고 사람들이 당연히 사업자인줄 알고 현금 영수증이나 세금계산서 발행을 요청할 때가 있어. 그때 사업자 등록을 하면 돼. 

맞아. 같이 일하는 회사 명함을 써도 되지만, 브랜드를 만들었다면 명함도 새로 만드는 걸 추천해. 둘 다 가지고 있다면, 만나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주는 것도 좋고. 나는 명함이 3개야. 유튜브 채널명이 돋보이는 세로형 명함은 크리에이티브한 느낌을 주고 싶을 때 쓰고, 정부 기관이나 나이가 있는 대표님들을 만날 때에는 일반적인 느낌의 회사 명함을 드려. 디자이너나 브랜딩 분야 사람들을 만날 때 함께 일하는 브랜드 회사의 명함을 주지. 그러면 그 회사의 브랜드 파워를 내가 가져올 수 있으니까.

이메일을 주고 받을 때 조금 더 있어 보이려면 회사 도메인을 쓰는 게 좋아. 그게 꽤 유효한 전략인 거 같아. 해외에서도 비슷한 주제의 콘텐츠를 보면 종종 도메인을 관리하라고 말하더라. 회사 도메인은 1년에 한 2만원 정도면 살 수 있어. 온라인 상에 내 주소를 하나 갖는 거니까 그정도는 투자해도 좋지 않을까?

혹시 브랜드를 정하지 못했다면, 그냥 gmail을 쓰는 것도 괜찮아. 네이버 보다 조금 더 비즈니스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이왕 계정을 만드는 거라면 이메일 아이디도 sbdnjzj@gmail.com 같이 영문 자판으로 자기 이름이나 알 수 없는 단어를 쓰는 건 추천하지 않아. 일단 알아볼 수가 없잖아. 내 비즈니스와 연관된 단어나 직관적인 영어를 사용하는 걸 추천해. 

이 정도면 소소하지만 그래도 나름 돈과 노력을 덜 들이고 있어 보이게 만드는 방법인 거 같아. 

티 내고 자랑하는 건 장기적으로 분명 도움이 돼. 의식해서 반복적으로 할 필요가 있지. 

일단 삼성에서 강연을 했던 것처럼 네임밸류 있는 일을 할 때 시선이 달라지는 거, 그걸 먼저 꼽을 수 있을 거 같아. 내 일에 크게 의미 부여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좀 더 가중치를 두고 의사결정하는 게 좋아. 보도자료가 나가거나 네이버 메인에 올라가는 일 같이 티가 나는 일들을 좀 할 필요도 있어. 돈이 얼마 안 되거나 시간을 조금 더 많이 써야 한다고 하더라도 말이지.

​​두 번째로는 팀을 꾸렸을 때 느꼈어. 직원을 쓴 게 아니었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하고 사진을 올리니까 아무리 파트너십이라고 하더라도 규모를 갖춘 느낌이 들더라고.

마지막으로 업무 공간을 구하는 거야. 조금 더 큰 판으로 가서 어른들을 만나 명함을 드리면 꼭 주소를 보시더라고. 그러니 자리가 좀 잡혔다면 입지도 고려해 봐. 물론, 내 공간이 있고 없고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지니까 초반에 여유가 된다면 소호 사무실이라도 갖추는 게 좋고.

나도 처음에는 큰 공간에 방 하나 빌려서 들어갔었어. 그때 한 달에 55만원을 월세로 냈던 게 기억나. 근데 내가 얼마를 내든 사람들은 모르지. 그저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꽤 임팩트 있게 보는 거 같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달까.

그렇지. 그리고 일을 계속 해 나가려면,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전문가가 아니라도 내게 일을 줄만한 사람들을 잘 찾아낼 필요가 있어. 그러려면…(다다음주 이시간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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